[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내년 18종에 이르는 신차를 대거 선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및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각종 리스크를 물량공세를 통해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11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LA 오토쇼’ 행사장 현대차 부스에서 참석자들이 ‘아이오닉 9’을 구경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
|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내년 현대차는 △아이오닉9 △펠리세이드 풀체인지 △넥쏘 풀체인지 △크레타 EV(인도) △베뉴 후속모델(인도) △중국 특화 전기차 모델 등을 출시한다.
기아는 △타스만 △PV5 △EV4 △셀토스 △시로스(인도·중남미·아프리카·중동 등) △카렌스 부분변경(인도) △카렌스 EV(인도 등) △텔루라이드(북미) △스토닉 부분변경(유럽) 모델을, 제네시스는 △GV70 전동화 부분변경 △GV90 부분변경 △GV60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것은 1분기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다. ‘E-GMP’ 플랫폼 기반 3열 공간을 갖춘 모델로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532km를 갈 수 있다. 국내를 시작으로 북미, 유럽 등에 선보인다. 현대차의 27년 수소차 개발 기술을 집대성한 넥쏘 후속 모델인 풀체인지와 기아의 브랜드 최초 픽업트럭 타스만도 기대작이다.
| 기아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사진=기아) |
|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1종, 올해 18종 신차를 내놓았다. 내년 신차 숫자는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내년 8개 모델(ID4·ID.버즈·제타·골프GTI·티구안 등), 제너럴모터스(GM)는 5개 모델(GMC사이클론·GMC허머·쉐보레볼트 등)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인증 부정 이슈로 신차 계획이 미뤄지고 있으며, 전기차 생산 시점이 2026년 말에서 2027년으로 연기됐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큰 변환점을 앞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고 자동차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미 GM, 포드에 이어 토요타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100만달러씩 기부하기로 하면서 ‘트럼프 눈치 보기’가 시작된 상황이다.
일본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에 일시 공백이 발생하는 것도 변수다. 양사 통합에 따라 생산 효율화를 완성할 수 있는 기간은 길게는 2028년까지로 예측되고 있다. 혼다·닛산의 신차가 부족해 북미, 중국 등 빅마켓에서 두 브랜드의 빠지는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주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2년은 완성차 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이면서 숙제”라며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이 뛸 것으로 단언할 수는 없으나 큰 신차 출시 사이클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기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