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차량용 소프트웨어(SW)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커넥티드 카·자율주행 등 미래차 핵심인 SW 및 관련 부품 공급망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을 지원하는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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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SW를 포함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공급망 전반을 재정비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특히 미국에서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관련 SW와 부품 공급망의 불안정성에 대비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 중이다.
미국 상무부는 2027년부터 중국 및 러시아와 연계된 SW를 탑재한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고, 2030년부터는 하드웨어까지 규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연장선에서 나온 조치로,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기술에서 중국의 영향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견제는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율주행 규제 완화와 더불어 중국산 부품 및 우회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는 강화하며 자국 미래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정부 및 국내 자동차 업계와 협력해 미국 정부에 적합성 신고 절차 간소화, 용어 정의 명확화, 규제 시행 유예 등을 요청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특히 자율주행 레벨 3, 4, 5로 규정된 미국의 기술 규제 기준을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으로 명확히 규정해 규제 범위를 합리적으로 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라이더·레이더 등 내부 유선통신 장치는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으므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것도 요구했다.
또한 부품 변경 시 30일 이내에 SW 구성 명세서를 포함한 변경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규정에 대해, ‘중요한 사항’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므로 이를 명확히 하고, 변경 인증 기한을 60일로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현대차그룹이 차량용 SW와 자율주행 관련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는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GM, 구글 웨이모 등과 협력하며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기술의 핵심 공급망으로 부상한 상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2027년부터 중국산 SW 사용을 금지하면서 현대차·기아는 북미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하드웨어 공급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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