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에 대한 내용을 오는 4월 2일께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수입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께”라고 대답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
|
◇완성차 수출 절반 미국行…업계, 관세 내용에 주목
우리나라의 최대 대미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수출 물량 감소, 완성차 업체의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153만5616대로 이는 전체 자동차 수출 물량(약 279만대)의 절반 이상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66억 달러(한화 52조8000억원)가량이다. 반면 미국산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은 4만7190대(21억 달러·약 3조원)에 불과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받아 왔다. 덕분에 현지에서 높은 품질에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책정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지만, 관세가 부과되면 이런 수출 성장 가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관세의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4월 2일이 실제 관세 적용 시점인지,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발표일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장벽을 쌓으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면서 “여러 방면으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 평택항 인근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
|
◇각자도생 전략으론 부족…정부 차원 협상 나와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엄포에 기업들이 당장 손 쓸 수 있는 돌파구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50만대), 앨라배마공장(33만대), 조지아공장(35만대)의 연간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현지 생산량을 최대 118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관세 문제가 기업별 개별 대응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정부 차원의 협상이 효과를 발휘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중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 케파를 늘리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이를 대비하지 못한 기업들도 있고, 앞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 방향성을 고려한다면 정부 차원에서의 협상력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글로벌 관세 조치 확산에 본격 대응에 나선다. 가장 급한 대미 협상에 있어서는 15일(현지시간)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에 이어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보 통상차관본부가 17일부터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통상 분야 의견 교환에 나선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