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이다원 기자] 글로벌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BYD(비야디)가 내년 초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터리 생산에서 전기차 제조까지 수직 계열화를 갖춘 BYD는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저가 공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으로 수요 둔화를 겪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서 BYD에 아토 3가 전시돼 있다.(사진=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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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이날 국내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위한 검토를 완료하고 국내 출시를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BYD가 국내에서 각종 인증 등을 진행해 국내 판매 전망은 많았지만, 회사 측이 공식적으로 출시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YD코리아 측은 “초기 승용차 판매를 위한 지역별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인력 채용, 차량 인증, 마케팅 계획, 직원 교육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BYD는 전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와 경전철, 재생에너지, 전자 등 4개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글로벌 딥테크 회사다. 특히 자동차 사업부문에서는 배터리를 비롯해 전력반도체와 모터, 전장부품 등의 핵심부품을 직접 생산하며 완성차를 만드는 ‘수직 계열화’를 갖춘 제조사이기도 하다.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와 판매 대수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코리아의 국내 출시 모델과 가격 등의 정보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중형 전기 세단인 씰(SEAL), 소형 SUV인 아토3(ATTO3), 소형 해치백인 돌핀(DOLPHIN)을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이들 모델은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 인증을 거친 데 이어 현재 환경부의 인증을 받고 있다. 인증 절차가 끝나면 보조금과 국내 판매 가격 등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3개 모델중 가격이 가장 저렴한 ‘아토3’는 지난해 해외에서만 10만 대 넘게 팔리며 BYD의 전세계 전기차 판매(24만 2759대)의 40%를 담당했다. 유럽(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20㎞다. 통상 국내 인증 거리가 유럽보다 짧은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주행거리는 300㎞대 후반이 예상된다.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2000만~3000만원대이며, 일본에선 3000만 원대 후반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하면 2000만원 후반대에서 3000만원 초반대가 가격출시가 예상된다. 비슷한 차급의 현대차 코나EV, 기아 EV3 와의 판매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BYD 차량은 국내 동급 모델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뛰어난 BYD와의 경쟁이 버거울 수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지 않아 초기 판매량은 생각보다 제한적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 ‘2022 파리국제모터쇼(MONDIAL DE L’AUTO PARIS)’ 프레스데이에서 중국 비야디(BYD)가 선보인 전기차 세단 ‘씰(SEAL)’.(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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