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의 노동조합 부분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측과 노조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설 연휴 전까지 부분 파업이 이어지면서 캐스퍼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지회.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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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속노조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에 따르면 조합원 140여명은 이달 16일 시작한 2차 순환 파업을 설 연휴 이전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광주형 일자리 정책’으로 출범한 자동차 생산 합작 법인인 GGM은 현대자동차로부터 위탁받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캐스퍼 일렉트릭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곳이다. 2019년 9월 설립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16만대를 생산했다.
GGM 노조원은 전체 근로자의 3분의 1 수준인 230여명가량이다. GGM 노조가 이달 10일 설립 5년 만에 부분 파업을 선언한 이유는 임금인상 문제 때문이다. 노조 측은 지난해 10월 이후 7차례 이상 벌인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월 급여 7% 인상, 호봉제 도입, 상여금 300% 등 처우와 임금인상을 동시에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조합 대의원은 격려금 차등지급과 직능급제를 없애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반직과 직능급제 기술직의 임금 인상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노조 측은 “조립, 도장, 보전시설부 등 3개 부서 조합원들은 16일 12시 20분부터 오후 4시 20분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면서 “1차 순환 파업보다 2차 파업 참여 조합원이 많아진 것은 사측이 합법적 쟁의행위를 방해하며 노조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연차를 쓴 인원 등이 있어 잔여 인원으로 이번주 (부분파업) 일정을 잡을 예정이지만, 설 연휴 이전까지 진행하기로한 2차 부분 파업 기한에 대한 계획은 아직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GGM이 출범 당시 노조가 없는 대신 경영자와 사원 동수로 구성된 상생협의회가 생산량 등 근로 조건을 논의하기로 하는 협의서를 만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누적 생산 35만대가 될 때까지 현재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사측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GGM은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 체결을 근간으로 어렵게 설립된 상생 기업이어서 협약을 지키지 않는다면 회사의 지속성과 고용안정은 보장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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