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과거 우리는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어려울수록 균형을 잡고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더욱 단단해지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왔습니다.”
| 이동석 현대차 사장. (사진=현대차그룹)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고 지원을 대폭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차가 국내외의 겹악재 위기를 ‘최대 생산’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대표이사 및 안전보건최고책임자(SCO) 사장은 18일 전 직원 대상 특별 담화문을 발표해 “불안한 글로벌 경영환경, 위축된 내수시장에 우리 현대차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가 맞물린 시기, 가장 최선의 길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본연의 역할에 매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정권 인수팀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이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이다. 현대차는 IRA 혜택을 기대하고 76억달러를 투입해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메타플랜트(HMGMA)’를 준공했다. 내년부터 전기차 판매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동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사장은 “최근 대내외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혼란스럽기만한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최근 우리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들을 살펴보면, ‘화불단행(禍不單行·불행은 결코 혼자 오지 않는다)’이라는 말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 18일 현대차 울산공장 내 게시판에 오른 이동석 사장의 특별 담화문.(사진=현대차) |
|
이 사장은 “중동과 러시아의 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침체는 지속되고 있으며, 미 대선 이후 자국 보호주의 정책이 강화되면서 우리 최대 판매 시장인 미국은 향후 10~20%의 보편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설상가상의 악재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최근 국내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가 지속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무엇보다 글로벌 투자사, 고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고 결국 국내외 리스크가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며 “이로 인해 판매 시장의 악영향과 기업가치 하락이라는 최악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봤다.
이 사장은 노사 직원 모두가 현대차 직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모두의 생존과 발전을 모색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당장 출시를 앞두고 있는 LX3를 비롯한 예정된 신차를 완벽한 품질로 적기에 양산하여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 나가자”라며 “올해 하반기 우리 국내생산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해오던 부품사 공급망 리스크가 최근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 이제는 연말 최대 생산을 통해 다시 뛰는 현대차의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과거 우리는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어려울수록 균형을 잡고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더욱 단단해지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왔다”며 “이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현대차의 생존과 발전의 비결이자, 우리 노사, 직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온 ‘위기극복 DNA’”라고 덧붙였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