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5일 한국지엠이 쉐보레 올 뉴 크루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올 뉴 크루즈 퍼포먼스 데이’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고 시장 내 판매 1위를 달리는 현대 아반떼 AD를 불러 올 뉴 크루즈와 현대 아반떼 AD의 진검 승부룰 펼쳤다.
서킷과 패독의 슬라럼 존을 오가며 두 차량의 완성도를 보다 면밀히 느낄 수 있던 이번 시간은 다시 한 번 올 뉴 크루즈의 뛰어난 주행 성능을 재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역동적인 디자인을 품은 쉐보레 올 뉴 크루즈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말 그대로 날렵한 실루엣과 젊은 감각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차량이라 할 수 있다. 스포티한 감성을 살린 프론트 듀얼 포트 그릴과 날카로운 실루엣을 강조한 헤드라이트의 구성 등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4도어 쿠페 만큼이나 매끄러운 측면 실루엣 역시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하는데 일조한다.
수치적으로 본다면 올 뉴 크루즈는 동급 최장 수준인 4,665mm의 전장을 비롯해 1,805mm의 전폭 그리고 1,465mm의 전고를 통해 확실한 존재감을 더한다. 여기에 15mm 늘어난 휠 베이스는 실내 공간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한편 올 뉴 크루즈의 공차 중량은 1,250~1,290kg으로 상당히 가벼워졌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필 쉐보레 올 뉴 크루즈가 올 뉴 크루즈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된 레이스카, ‘쉐보레 레이싱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와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 올 뉴 크루즈는 고유의 강렬함이나 세련됨이 와이드 바디킷과 거대한 리어 윙 스포일러를 단 레이스카의 기백에 눌렸다는 점이다.
한편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넓은 시야가 돋보여 서킷과 같이 제한된 공간에서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해 보인다. 참고로 시트 포지션을 낮게 적용한 운전석 시트의 적용으로 운전자가 보다 안정적이며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구현한 점임 무척 마음에 들었다.
경쾌한 파워트레인 조합올 뉴 크루즈의 보닛 아래에는 기성의 에코텍 엔진이 아닌 새롭게 개발된 GM의 소형 엔진인 마이크로텍(SGE) 1.4L 직분사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153마력과 24.5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Gen 3 6단 변속기의 조합을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수치적으로는 1.6L GDI 엔진을 쓰는 현대 아반떼 AD보다 다소 높은 출력을 가지고 있다.
드라이빙을 고민한 존재, 올 뉴 크루즈올 뉴 크루즈를 살펴본 후 본격적인 서킷 주행을 준비했다. 쉐보레 측에서는 헬멧과 한스를 제공했다. 기자 입장에서 정말 수 많은 서킷 행사에 참여해왔지만 정말 격렬한 사고에서도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한스를 제공한 브랜드는 아마 쉐보레가 처음인 것 같았다. 브랜드의 안전에 대한 욕심이 대체 어디까지 가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한스와 헬멧을 쓰고 있는 만큼 시트의 위치를 조금 더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시트의 높이, 거리를 조절하고 스티어링 휠의 위치 역시 조절하며 최적의 드라이빙 포지션을 찾았다. 쉐보레의 모든 차량들이 제공하는 최적의 포지션은 경쟁 모델 사이에서 확실히 매력이 드러난다.
용인 스피드웨이는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인제 스피디움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폐쇄적이고 기자 입장에서도 서킷을 경험할 일이 적은 편이지만 다행스럽게도 기자는 비교적 용인 스피드웨이에 대한 경험이 많았던 만큼 코스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페이스를 높여 올 뉴 크루즈의 주행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주저함이 없는 가속력올 뉴 크루즈의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부드럽고 기민한 가속이 돋보인다. 1.4L 터보 엔진을 통해 발휘되는 153마력과 24.5kg.m의 토크를 바탕으로 용인 스피드웨이의 직선 구간을 달린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점은 두 가지, 하나는 부드러운 엔진 반응이고, 스포츠 드라이빙에서도 터보 랙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높은 완성도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올 뉴 크루즈는 준중형 세단이고 또, 스포츠 드라이빙에만 초점을 맞춘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그 출력이 기대 이상의 수준은 아니다. 경쟁 모델보다는 분명 높은 출력이지만 153마력이 절대적으로 높은 출력이 아니기 때문에 가속 상황에서 스릴이 넘치거나 뒷목이 저릿한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반응이나 RPM이 상승하면서 발끝, 귀로 느껴지는 감각이 무척 세련된 느낌이다. 그리고 변속 후 이어지는 가속 상황에서도 터보랙이 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실제 용인 스피드웨이 중간 중간에 위치한 오르막 코너 구간을 제외한다면 자연흡기 엔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차량에게 있어 가속력은 무척 중요한 경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서킷 주행에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가속 후 이어지는 제동에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쉐보레 올 뉴 크루즈의 제동력은 우수한 편이다. 출력을 확실히 제어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내구성도 좋은 편이라 차량을 재촉하며 달릴 때에도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특히 백스트레이트에서 길게 이어지는 제동 상황에서의 견고함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제동 상황에서 차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불안한 모습이 전혀 없고,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확실한 제동이 가능했다. 게다가 급작스럽고, 강한 제동 상황에서도 차량의 전후, 좌우 밸런스가 무척 부드럽게 유지되는 모습에 농익은 경험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완성도 높은 여유로운 드라이빙가속, 제동 등에서 올 뉴 크루즈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진정한 매력을 코너링 상황에서 드러났다. 가속 후 코너를 파고 드는 상황에서 차체의 움직임이 거칠지 않고 무척 매끄럽게 움직임이 느껴지며 안정감 있는 코너 진입이 가능했다. 물론 안정적인 진입은 곧바로 우수한 선회와 매끄러운 가속을 위반 발판이 되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서스펜션의 여유’에 있었다. 같은 날, 같은 상황에서 스티어링 휠을 쥐었던 현대 아반떼 AD의 경우 빠른 속도로 코너를 진입할 경우 차체의 움직임부터 불안감이 느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하중이 이동하며 한쪽으로 무게가 쏠릴 때에는 다음 주행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균형이 크게 넘어가 원상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신경을 쓰게 했다.
올 뉴 크루즈가 이전에 대비 한층 부드럽고 여유로운 세팅을 가지고 있어 낮은 속도 영역에서는 아반 AD랑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앞서 서술한 것처럼 한쪽으로 크게 무게가 넘어갈 때에는 아반떼 AD를 부끄럽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서스펜션의 회복력을 보였고, 또 서스펜션 댐퍼가 모두 수축된 상황에서도 댐퍼가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고 타이어의 마찰면을 최대한 활보하려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연이은 조향 상황 혹은 내리막 코너링 상황과 같이 한쪽으로 크게 하중이 쏠리는 상황에서도 작은 카운터 스티어링에도 차체를 빠르게 원상복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코너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주는 모습이었다. 정말 어지간한 스포츠 모델은 올 뉴 크루즈 앞에서 고개를 쉽게 들지 못할 것 같았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서킷이 아닌 이머전시 레인체인지에서도 더욱 명확하게 들어났다. 아반떼 AD의 경우 한쪽으로 빠르게 조향할 경우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며 서스펜션이 수축한 후 다음 차선 변경 시점이 올 때까지 원상복구하지 못하고 균형이 무너진 채로 조향을 해야하는 불운한(?) 경우를 계속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올 뉴 크루즈는 달랐다. 터보 엔진 덕에 기본적인 진입 속도도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차선 변경 이후 수축된 댐퍼들이 빠르게 원상복구 되어 다음 차선 변경을 보다 여유롭고, 더 빠르고 간결하게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제시했다. 이는 급작스러운 전방 충돌을 회피할 때 ‘큰 사고 없이 완전한 회피를 구현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여유로웠던 서킷에서의 시간시승을 하면서 아반떼 AD와 차량을 바꿔가며 서킷을 달렸던 만큼 두 차량의 감각이 정말 명확히 드러났다.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아반떼 AD와 함께 달릴 때에는 지속적으로 차량을 안정시키고 달래고, 상태를 파악하며 정신 없이 주행을 이어 갔는데, 올 뉴 크루즈는 그렇게 분주한 아반떼 AD가 무색하리만큼 여유롭고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아마도 기록 역시 올 뉴 크루즈가 한 수 위에 있을 것으로 보였다.
올 뉴 크루즈, 그리고 서킷 주행의 의미사실 국산 준중형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서킷 주행 성능에 대해 크게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애초에 속도를 높인다 하더라도 서킷과 같이 극한의 주행 환경을 달리는 것 자체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 뉴 크루즈가 아반떼 AD보다 몇 초가 빠르더라도 그 가치를 제대로 전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서킷 주행의 가치를 무시할 이유는 없다. 적어도 올 뉴 크루즈는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강점과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혹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트럭에서 적재물이 도로로 떨어 졌을 때, 급작스러운 차량 진입으로 전방이 막혀 사고가 예상될 때 아반떼 AD가 하지 못하는 움직임을 통해 운전자의 사고를, 또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떤 차량보다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대목이다.
타보면, 달려보면 안다국내 시장에서 쉐보레 올 뉴 크루즈의 성적표는 아마도 한국지엠이 만족하긴 어려운 수치일지 모른다. 하지만 기자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국내 준중형 차량 중 가장 가치 높고 언제든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며 또 내 가족을 맡길 수 있는 차량’은 바로 올 뉴 크루즈라는 점’이다.
물론 준중형 차량인 만큼 고성능 스포츠카의 그런 주행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제대로 움직인다’라는 점과 ‘깊은 한계로 마지막까지 사고를 피할 수 있다’는 그 신뢰만큼은 더 확실한 차량이었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