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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기아자동차가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지난 14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될 텔루라이드는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플랫폼, 파워트레인, 옵션을 공유하는 형제 차량이다. 사실상 껍데기만 빼고 같은 차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팰리세이드가 울산 4공장에서 싼타페와 같이 혼류 생산되는 것과 달리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한다.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국내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얻으며 대형 SUV 시장의 볼륨을 키우고 있다. 기아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공개되자 국내 출시 여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실내외 디자인에서 텔루라이드가 팰리세이드보다 좋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지금까지 기아차는 “텔루라이드는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겠다”는 게 기존 입장이었다. 모하비 후속이냐는 질문에도 “모하비는 계속 간다. 텔루라이드는 모하비 대체가 아니다”고 부인해왔다.

상황은 팰리세이드가 국내에서 예상 외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바뀌는 기류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아차 판매 대리점과 업계 전문가들은 “팰리세이드 인기가 주춤해지는 올해 하반기 쯤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텔루라이드 국내 도입에는 생각보다 많은 걸림돌이 있다.

먼저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한다. 기아차 노사 합의사항에 따라 해외 공장 생산분을 국내에 판매할 땐 노조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아직까지 해외 생산 모델을 국내에 역수입해 판매한 선례가 없다. 이런 관례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텔루라이드를 국내에 들여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결과적으로 기아차가 국내에 텔루라이드를 출시하려면 쏘렌토와 모하비 등이 생산되는 화성공장에서 생산해야 가능해진다.

또 다른 걸림돌은 현대차 팰리세이드다. 팰리세이드는 이제 출시 한 달이 조금 지난 신차다. 팰리세이드의 신차 효과가 끝나기도 전에 올해 상반기 텔루라이드를 출시한다면 '큰형님 잔치상에 찬물을 끼얹는 식'이 된다. 이에 따라 텔루라이드 국내 도입 시기는 적어도 팰리세이드 신차 효과가 사라지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가 될 것이다는 분석이 나온다.

텔루라이드는 팰리세이드와 크기, 파워트레인 그리고 옵션까지 비슷하다. 제원상 크기는 텔루라이드가 살짝 더 크다. 전장과 전폭은 팰리세이드에 비해 각각 20mm, 15mm 더 길다. 휠베이스 2900mm, 전고 1750mm는 동일하다.만약 국내시장에 텔루라이드가 출시돼 팰리세이드와 경쟁한다면 국산 대형 SUV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 영업점 수가 기아차보다 많은 점을 감안하면 판매는 팰리세이드 쪽이 소폭 우세할 전망이다.

텔루라이드는 직선이 많이 사용된 박스 형태를 기반으로 터프하게 디자인됐다. 파워트레인은 팰리세이드와 달리 북미 판매용이라 디젤이 없다. V6 3.8L 가솔린 엔진 단일 사양이다. 최고출력 295마력, 최대토크 36.2kg.m으로 팰리세이드 3.8과 같다. 변속기도 8단 자동으로 동일하다. 시트 구성도 팰리세이드와 동일한 7인승과 8인승으로 판매된다.

안전 사양은 고속도로주행보조(HAD), 전방추돌경고(FCW), 차선유지보조(LKA), 후측방모니터(BVM), 안전하차보조(SEA) 등이 장착되며 팰리세이드에 적용된 후석대화모드, 10.25인치 센터디스플레이 모니터, 확산형 천장 송풍구, 2열 통풍시트 등이 옵션으로 포함된다.

한편 마이클 콜(Michael Cole)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 수석부사장은 “텔루라이드는 대담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내장, 강력한 주행성능 을 모두 갖춘 그야말로 다재다능한(versatile) 차”라면서 “텔루라이드가 미국 고객에게 커다란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