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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한국GM 경영진도 책임있다

2019.09.15 16:34 | 이소현 기자 atoz@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국GM 노동조합이 지난 9~11일 사흘간 2002년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벌였다. 노조의 변은 이렇다. 회사가 2년 연속 임금동결을 주장하고 협상안을 내놓지 않아서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에 기본급 5.65% 정액 인상을 요구했다. 또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과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원 등 총 1670만원 수준의 현금 지급도 주장했다.

‘있을 때 벌자’라는 1998년 IMF 대량 해고가 남긴 교훈이었을까. 올해 임기가 끝나는 집행부가 투쟁의지를 조합원에게 알리려는 의도였을까. 회사의 생존과 상관없이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포퓰리즘에 빠져서 일까. 작년 군산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잃은 동료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던 한국GM 노조의 전면파업에 의문 부호가 생긴다.

회사는 최근 5년간 누적적자(순손실기준)가 4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라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며, 추가 협상안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사생결단으로 치달았고 경영진은 임전무퇴의 강대강 대치 태세다. 앞으로도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사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배경에 노조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책임도 일부 있다. 설득은 모범을 보일 때 가능하다. 경영진도 임금을 동결하거나 성과급 중 전액 혹은 일정 비율을 반납하면서 노조를 설득하면 말발이 선다.

그러나 한국GM은 올해 경영난 속에서도 팀장급 이상 간부에게 평균 1700만원에 달하는 ‘Team(팀) GM’이라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임금을 1.8% 인상했다. 팀 GM 성과급은 한국GM과 본사인 미국 GM의 성과를 결합해 지급하며, 성과 비율은 대략 한국GM 70%, GM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를 작년 2월13일 발표했으며, 5월31일 공식 폐쇄했다. 매년 2~3월쯤 팀 GM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한국GM 경영진은 작년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어도 팀 GM 성과급은 챙겼다.

미국 경영마인드를 가진 관리자가 한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면서 생긴 불편한 일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기업 정서와 달리 미국 자동차 회사에서는 생산직을 배제하고 관리직 위주로 보너스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며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가 강하게 나뉘어 있는 조직문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변은 이렇다. 일반 직원과 간부급들은 임금 체계가 다르며, 성과급과 임금 인상을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에도 임금동결을 요구받는 일반직원과 노조원들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겉으로는 위기를 외치면서 임원과 간부직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팀 GM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대우자동차 시절에는 회사가 어려울 때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임금을 삭감하기도 했다”는 한 퇴직임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결과적으로 한국GM 노조도 경영진도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쉐보레의 경쟁력을 어찌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은 점은 분명하다.

[현장에서]한국GM 경영진도 책임있다
한국GM 노조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적막한 모습을 보인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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