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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이대로 좋은가?

2016.07.04 07:55 | 박낙호 기자 car@

2016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이대로 좋은가?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2016년 한국 모터스포츠가 연이은 안전 불감증으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2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2016 인제군수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라운드 2’ 현장에서 자칫하면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상황이 포착됐다.

이번 2016 인제군수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라운드 2의 주요 대회 중 하나인 ‘언더 100 레이스’의 스프린트 레이스 결승 경기의 시작을 앞두고 남성 2인이 코스인 로드에 진입해 촬영 장비 등을 메인 코스 안쪽으로 집어넣고 사진을 촬영을 시도하는 장면이었다.

특히 두 남성이 서 있는 곳은 사고 및 특수 상황이 아니면 관계자조차 진입하지 않는 ‘코스인 로드’이며 게다가 1번 코너로 진입하는 안쪽에 위치하는 만큼 선수들의 순위 경쟁이 발생할 경우 레이스 도중 사고의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2016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이대로 좋은가?
다행히 ‘언더 100 레이스’ 스프린트 레이스에 참가한 선수들이 과격한 순위 경쟁 대신 서로를 배려하는 스타트 덕분에 1번 코너에서 차량 충돌이나 스핀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인사사고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더욱 문제되는 것이 두 남성이 코스인 로드까지 진입할 때까지도 아무도 두 남성을 제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제군수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은 지난해부터 경기의 안전과 운영을 담당할 ‘오피셜’ 인력이 무척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실 이번 일도 코스인 로드 인근에 오피셜 인력이 배치되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여기에 두 남성이 해당 위치에 있는 상태에서 결승 경기의 시작을 허락한 인제스피디움 관제 센터의 부주의다. 서킷에 수 많은 CCTV 카메라를 배치했음에도 가장 치열한 경쟁과 사고 발생 확률이 큰 스타트 상황에서 경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근무태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두 남성이 미디어 패스를 패용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있어 만약 해당 내용이 사실일 경우 무분별한 미디어 패스 발급까지 비판 받을 일이다.

2016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이대로 좋은가?
2016 인제군수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이 비록 국제자동차경주협회 FIA의 국내 유일의 ASN인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의 공인을 받지 않은 비공인 대회라 하더라도 인제 군민은 물론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모터스포츠의 대중화를 목표로 개최된 대회라면 이러한 기본적인 덕목조차 지키지 못하는 건 결코 용납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불감증은 인제군수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타이어 업체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마추어 레이스 대회에서는 경기 중 계속적인 사고와 관련하여 사고 처리에 대한 대응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이미 타 매체에서도 지난 경기가 끝난후 이를 지적했다. 한 프로 대회에서는 서비스 로드 출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자에게 출입 허가를 내주는 등의 부주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칫 인사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사항에 대한 부주의한 행태는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프로모터, 서킷 및 유관 단체와 협력하여 모터스포츠 취재에 나서는 수 많은 미디어 및 해당 관계자들의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처사다.

그렇다고 국내 모터스포츠가 안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의 운영 규정이나 실제 업무를 살펴보면 사고 발생 시 예상 상해 정도가 큰 특성을 반영해 사진 촬영 및 취재는 엄격하게 관리 운영되어 왔다.

모든 요소가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국내 주요 대회들은 드라이버 브리핑과 별도의 구난 및 구조 훈련, 연습을 통해 경기 중 발생 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서 선수들 및 관계자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꾸준히 관리한다. 또 최신의 안전, 소화 장비 및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미디어 관리에서도 국내 주요 대회들은 일정 기간의 경기 취재 경력 및 특정 조건을 충족한 기자에게만 서비스 로드에 출입하여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한다. 게다가 사진 촬영에 임하는 기자 역시 상해 및 사망 사고 발생 시 그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서명 각서를 작성하여 말 그대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취재에 나선다.

이러한 행동들은 진보된 해외 모터스포츠 프로모터 및 서킷의 운영 정책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일본 후지스피드웨이 서킷은 취재에 나선 기자들이 사고 발생 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기자들이 취재 등록을 할 때 보험금을 납입하여 유사 시 대응할 수 있도록 사후 보장 장치를 마련했다.

2016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이대로 좋은가?
이번 사태에 대해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안전에 대한 운영 정책의 확실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사태는 막을 수 있다. 사고는 발생하기 전에는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사고가 일어난 후에는 너무 늦고, 그 피해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이 모터스포츠 무대인 레이싱 서킷에서는 조금이라도 줄어들길 바란다.

레이싱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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