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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상엽은 왜 스포츠카 쏘나타를 디자인했나

2019.04.02 07:00 | 오토인 기자 autoin@

[칼럼]이상엽은 왜 스포츠카 쏘나타를 디자인했나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이준호 기자= 이상엽 디자이너가 2016년 현대차 수석 디자이너로 오면서 현대차 디자인이 급변하는 중이다. 새로 등장한 8세대 쏘나타는 이런 디자이너의 성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물이다. 그동안 그의 이력을 보면 8세대 쏘나타 디자인이 왜 이렇게 나왔을까 유추해 볼 수 있다. 이상엽 디자이너의 대표작은 스포츠카 '쉐보레 카마로'다. 현대차로 오기 전엔 벤틀리 콘티넨털 GT를 디자인했다. 모두 스포츠 쿠페다.

스포츠 쿠페스런 쏘나타 디자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낮고 넓은 비례

낮고 넓은 비례는 스포츠카에게 필수다. 쏘나타의 전폭은 1,860mm 전고는 1,445mm이다. 폴크스바겐 플래그십 4도어 쿠페 스타일인 아테온과 비교해 전폭은 10mm 좁지만, 전고는 5mm 더 낮다. 전고는 이전 뉴 라이즈 쏘나타 보다 무려 30mm가 낮다.

2. 날렵한 루프라인

정통 패밀리 세단을 표방하던 이전 쏘나타는 적어도 7세대까지 넓은 실내공간을 위해 캡 포워드(Cab-forward : A 필러를 앞으로 전진시켜 실내공간을 극대화하는 스타일) 디자인을 선택했다. 캡 포워드는 실용성 중심이지 스타일 중심이 아니다. 보통의 스포츠카나 쿠페에서는 캡 포워드 스타일을 적용하지 않는다. 스포츠 스타일을 중시하는 8세대 쏘나타는 캡 포워드 스타일을 버렸다. 적당히 긴 후드와 날렵한 루프라인을 갖추게 됐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뒷좌석의 헤드룸과 레그룸이 좁아졌다. 뒷좌석에 타고 뒷유리 부분을 보면 대단히 넓은 면적으로 트렁크 부위를 마감한 마감재를 볼 수 있다. 반면에 트렁크 입구는 매우 좁아졌다. 조금 큰 유모차라면 싣기 어려울 수 있다. 넓고 큰 실내공간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소비자 성향을 고려하면 단점이다. 이런 단점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해법은 전장 늘이기다. 쏘나타의 전장은 무려 4,900mm다. 그랜저가 4,930mm 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3. 우람한 휀더 볼륨

스포츠카는 우람해서 나쁠 게 없다. 휀더를 우람하게 만들면 스포츠성을 강조할 수 있다. 기초 중의 기초다. 쏘나타의 스포츠카화는 기초부터 튼튼하다. 여기에 캐릭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라디에이터 그릴 요소도 재밌다. 네티즌들은 마치 '애스톤 마틴' 스타일 같다는 평을 내놓는다. 애스톤 마틴은 영국 대표 스포츠카 브랜드다.

[칼럼]이상엽은 왜 스포츠카 쏘나타를 디자인했나
4. 사이드 스커츠

사이드 스커츠는 도어 밑 차체 보호용 패널을 일컫는다. SUV 같은 경우엔 승하차 편의를 위해 발판으로 대처하기도 한다.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는 윙렛을 달기도 했다. 쏘나타의 사이드 스커츠는 재규어 스포츠 쿠페 F-Type, 그중에서도 고성능인 R 모델과 유사하다. 에어로 다이내믹 효과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만, 고성능 모델이 아닌 이상 구현하지 않는 형상이다.

[칼럼]이상엽은 왜 스포츠카 쏘나타를 디자인했나
5. 에어로 다이내믹

많은 호불호를 야기하는 테일램프 상단 에어로 핀은 에어로 다이내믹을 높이는 기능적 디자인이다. 공기 와류를 줄여주는 역할을 분명히 하지만 성능에 걸맞은 디테일인지는 의구심이 든다. 이와 더블어 트렁크 리드의 스포일러 화도 눈에 띄는 요소다. 스포일러가 없는 쿠페형 디자인들은 시속 90km 이상 고속에서 연비에 나쁜 영향을 주는 와류(뒤를 끌어 잡아 당기는 현상)가 발생한다. 아울러 피시 테일 현상도 일어난다. 쏘나타 후면 디자인은 에어로 다이내믹을 꽤나 신경 쓴 디자인이다. 다만 대중 패밀리 세단에서 이렇게 과장된 형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칼럼]이상엽은 왜 스포츠카 쏘나타를 디자인했나
8세대 쏘나타는 '개나 소나 다 탄다'는 표현과 택시로 익숙한 대중성을 탈피한 디자인이다. 디자인 기조는 스포츠 쿠페다. 날렵하고 늘씬한 비례가 중심이다. 중심을 둘러싼 표현 방식은 스포츠성이라는 테마로 똘똘 뭉쳐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출시하면서 대중적으로 많이 팔릴 모델은 2L 자연흡기(NA) 가솔린과 LPG 모델이다. 디자인 구성요소는 아우토반에서 시속 200km/h를 달리게 생겼지만, 최고 성능은 160마력에 20토크다. 이마저도 매년 마력은 낮아지는 중이다. 더군다나 이름은 '쏘나타'다. 클래식 음악 장르 용어 그 쏘나타 말이다. 스포츠를 논하기엔 어색함이 끝이 없다. 이런 차가 대중차로 도로를 마구 누빈다면..최악은 렌터카, 택시까지 가세해 도로를 점령하는 모습이다. 상상해보라 진정한 다이내믹 코리아로 거듭나는 것이다.

무엇이 쏘나타 디자인을 급변하게 했을까? 일본에서 내수 시장 정체 및 하락이라는 부진에 빠진 토요타는 돌파구를 스포츠카와 과감한 디자인에서 찾았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내수는 그렇다 쳐도, 세계 1,2위 시장인 중국과 북미에서 글로벌 판매량이 하락세다. 풍부한 옵션과 넓은 패키징 디자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해왔지만 한계가 느껴진다. 그래서 던진 카드가 대중 볼륨 모델에까지 과감한 스포츠성 디자인을 대입한 것으로 보인다. 장르와 등급, 그리고 가격을 넘나드는 혼돈 속에 이질감이 두드러진다.

작년에 등장한 경쟁 모델인 토요타 캠리는 쏘나타 디자인을 이끈 리더(Leader) 같다. 전장 4,880mm, 전고 1,445mm로 쏘나타와 거의 같다. 전폭만 좁을 뿐이다. 캠리의 범퍼 에어 인테이크는 넓고 높아서, 로우 앤 와이드 비율을 강조한다. V6 모델의 경우 리어 스포일러 그리고, 쿼드 머플러와 맞물린 디퓨저까지 있다. 쏘나타는 캠리를 벤치마킹했다. 현대차 특유의 패스트 팔로워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칼럼]이상엽은 왜 스포츠카 쏘나타를 디자인했나
환경 문제 때문에 내연기관은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개성과 매력적인 디자인 외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해야만 한다. 내연기관에서 운전 재미를 뺀다면 시체나 마찬가지다. 즉, 디자인에 스포츠 성을 대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결국 전통적인 3박스 노치백* 세그먼트는 점점 4도어 쿠페 패스트백*으로 변이되는 중이다.

현대차 대표 모델인 그랜저와 쏘나타가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여 변화됐다. 쏘나타는 아예 4도어 쿠페로 봐도 이상하지 않다. 이젠 그룹 내에서 스포츠성을 강조한 제네시스 모델들이 더 평범한 노치백 세단에 가깝다. 반면 성능이 평범한 쏘나타 디자인은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파워 트레인은 동일하되 스타일 구분은 명확한(ex. BMW 3, 4 Grancoupe) 프리미엄 브랜드와 달라 쏘나타 디자인은 혼란스럽다.

*노치백 Notch-back : 트렁크(데크)가 지붕과 명확히 구분되고, 어느정도의 길이를 갖춘 스타일

*패스트백 Fast-back : 트렁크와 지붕이 하나로 연결되듯 자연스런 선의 흐름을 갖춘 스타일, 트렁크의 길이가 상당히 짧으며 리어 윈드실드와 일체화 된 형태가 대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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